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말을 원치 않으시면 나가 주시면 됩니다.
1. 우리는 걸어 다니는 쓰레기야
주인공인 잭은 보험 회사의 사고조사원입니다.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중 가구 수집만이 그의 유일한 취미입니다. 비싼 가구로 집 안을 채우지만 공허함으로 가득 찬 세상을 살아가는 게 버겁습니다. 자주 출장을 다녀서인지 어느 날부턴가 불면증을 앓습니다. 의사는 정말 고통이 뭔지 알고 싶으면 죽음에 직면한 말기 암 환자나 불치병 환자처럼 중증의 병이 있는 사람들 모임에 가보라고 합니다.
잭은 자신이 환자인 척 위장하여 참석을 했고 안정감을 느낀 뒤 불면증이 해소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자신뿐 만 아니라 말라 싱어라는 여자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짜 환자였다는 사실을 안 후부터 다시 불면증이 재발했습니다.
그러던 중 비행기 안에서 만난 비누 판매상 타일러를 만나게 되고 그의 명함을 받습니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그날 밤 가스 누출로 집이 폭발해버려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진 잭은 타일러에게 전화를 겁니다. 술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야기를 나눈 후 타일러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타일러가 잭에게 자신을 때려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주먹을 날린 후 서로 치고받고 하게 됩니다. 서로 싸우는 가운데 묘한 해방감과 희열을 느낍니다.
묘한 해방감을 느낀 둘은 서로 치고받으면서 목적 없는 폭력을 하게 되는 "파이트 클럽"을 만들게 됩니다. 처음에는 해방감을 느끼고자 만들었지만 점차 타일러는 물질문명을 혐오하여 기존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부수려는 테러단체로 만들어 처음 의도와는 달리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이에 잭은 이건 아니다 싶어 타일러와 갈등을 빚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광신에 가까울 정도로 추종자가 많이 생겨나 잭은 손을 놓게 됩니다. 그리고 파이트 클럽에서 나오게 된 잭은 다시 우울하게 지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타일러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합니다. 사실 둘은 한 사람 안에 2개의 인격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진짜 인격에 관한 영화를 좀 좋아하나 봅니다. 앞서 아이덴티티와 23아이덴티티도 상당히 좋아하는 영화라 밝힌 바 있습니다.
2. Where is my mind?
환자들의 모임에 참석하면서 불면증이 치료되는 듯했으나 말라를 만난 이후 터 인격은 낮과 밤에 분리됩니다. 낮에는 잭, 밤에는 타일러로 활동하게 된 것입니다. 겉으로는 말라는 싫어하는듯하지만 사실은 그녀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자의 성격으로 인격을 만들어 다가갈 자신감을 얻은 겁니다. 아무튼 잭은 낮과 밤으로 살아야 하다 보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안에서는 상당한 복선들이 이미 있었습니다. 타일러는 잠을 자지 않는다 등의 이야기가 몇 번 등장했었고 출장 때 비행기 안에서의 가방이 같았던 것도 그렇고 반전에 대한 복선이 많이 있습니다.
한 사람 안에 2명의 인격이라면 그 마음은 어떨까 싶습니다. 어느 것이 진정한 나인지 나의 마음인지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이번 소제목을 "Where is my mind"라 정한 이유입니다.
직역하면 "내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인데요. 록밴드 Pixies의 곡으로 영화 말미에 나오는데 인상적인 엔딩에 아주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평소에도 록 음악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저는 Placebo 버전의 곡도 좋아합니다. 밴드로는 플라시보를 더 좋아해서 플라시보의 곡을 더 많이 듣고 있지만 이 곡만은 픽시스의 버전이 영화와 함께 떠올라 더 자주 듣게 됩니다. 이참에 플라시보라는 록밴드의 곡들도 찾아 들어보세요. 제가 좋아하는 록밴드 중 손꼽는 밴드입니다.
3. 위태로운 관계
극중 말라와 잭과 타일러는 삼각관계로 보이지만 실제는 타일러와 말라의 관계는 잭이 만들어 낸 다른 인격과의 관계 일뿐이었습니다. 잠자리를 할 때는 타일러이고 그 외에는 말라와 타일러는 말을 한 번도 나눈 적이 업습니다. 이 또한 말라에게는 그저 잭일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잭은 타일러가 자신이 만들어낸 인격임을 인지하고 자신이 말라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러나 폭주하기 시작한 타일러는 물질문명에 빠져버린 도시를 초토화하겠다는 계획이 있고 이에 방해가 되는 말라를 제거할 생각이었습니다.
위태로운 관계는 잭과 말라의 관계에 대한 것도 있지만 잭과 타일러와의 관계도 있습니다. 자신 안에서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진 인격이 대립을 하니 어느 하나는 없어지거나 아님 타협을 해야 할 텐데 첨예한 대립이 펼쳐집니다. 잭이 타일러를 막으려 하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타일러의 인격이 죽은 듯 보이며 소멸한듯했습니다.
하지만 타일러의 계획대로 금융 관련 건물은 모두 폭파시키게 되고 모두가 제로가 되는 세상을 펼쳐집니다. 초토화된 빌딩을 뒤로하고 잭은 말라에게 "Marla, look at me. I'm really okay. Trust me, everything's gonna be fine"라고 이야기하면서 손을 잡습니다. 이 때 엔딩곡으로 픽시즈의 "Where is my mind?"가 흘러나오며 막을 내립니다.
4. 짧은 총평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나 주제곡, 그리고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압권인 영화입니다.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